부담부증여

부담부 증여라는 것이 있다. 예전에 다른 글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는데 이번 내용도 저번에 다룬 것과 동일한 내용이라 중복 글을 다루는 느낌이긴 하다. 하지만 뭔가 헷갈려하는 주변인이 많기에 한 번 더 다뤄보자.

분양권 부부공동명의 - 대출금이 있는 경우(부담부증여)

부담부 증여라는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증여를 하거나 증여를 받을 때 일부분을 양도로 보겠다는 것이다. 증여면 증여지 왜 양도로 보는 것인가 싶은데 거기에는 슬프고 아름다운..은 아니고 절세를 하려는 개인과 세금을 걷으려는 국세청의 관계가 놓여 있을 것이다. 

예를 들어 집을 열 채쯤 갖고 있는 내 친구가(그럴 일은 없겠지만) 1억원에 사서 현재 시가 5억원의 집을 한 채 내게 준다고 해보자. 이 부동산에는 나와 내 친구와 상관없는 A라는 분이 4억원의 전세금을 내고 살고 있다. 즉 친구는 1억원에 사서 4억원에 다른 사람에게 전세를 주고 있는 5억원짜리 집을 내게 준 것이다. 상상만이라도 기분이 좋다. 우정이 한층 두터워지는 느낌이다.

원래라면 친구는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. 친구는 내게 한 푼도 돈을 받지 않았기에 이는 증여에 해당하고 증여세는 증여를 받는 사람이 내는 세금이다. 나도 당연히 친구가 꽁으로 준 집이기에 증여세 정도는 낼 용의가 있다. 그럼 5억원짜리 집을 받았으니 5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내면 될 것 같은데 조금 찝찝하다.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이 전세를 뺄 때가 되면 나는 전세금을 돌려줘야 한다. 전세금 4억원을 돌려줘야 하는데 나는 결국 내 돈으로 전세금 4억원을 돌려주고 증여세는 5억원에 대해서 낸다면 뭔가 억울한 느낌이다.

국세청도 억울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. 집을 열 채나 갖고 있는 친구는 집을 양도할 때마다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한다. 하지만 지금 친구는 증여를 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. 그런데 뭔가 친구가 갚아야 할 전세금 4억원은 사라졌다. 서로 찜찜하다. 

잘 생각해보니 이는 증여의 탈을 뒤집어쓴 양도에 해당한다. 즉 친구는 내게 4억원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. 내가 친구의 부채를 갚아주는 것이니까 4억원에 대한 이득을 본 것이다. 따라서 국세청은 시가 5억원 중 전세금 4억원에 대해서는 양도로 보고 나머지 차액인 1억원만 증여로 본다. 즉 나는 1억원에 대한 증여세만 내면 되고 친구는 부채분 4억원과 취득가 1억원의 80%(왜 80%냐면... 쉽게 말해서 4억원/5억원 = 80%니까 취득가도 80%가 적용된다)인 8천만원에 대한 차액, 즉 3억 2천만원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. 집이 10채나 있기에 엄청난 세금을 물게 될 것이다. 이것이 부담부증여의 기본 골자다.

그렇다면 위의 내용을 대충 머리에 담고 아래의 항에서 부담부 증여에 대한 세법상의 조문을 살펴보자. 

<양도가액>
양도가액= A*B/C
A: 상증법 제 60조부터 제6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가한 가액
B: 채무액
C: 증여가액

<취득가액>
취득가액 = A'*B/C
A': 소득세법 제9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가액(제2호에 따른 양도가액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 61조 제 1항과 제2항에 따라 기준시가로 산정한 경우에는 취득가액도 기준시가로 산정한다)
B: 채무액
C: 증여가액

결국 위의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뺀 가격이 기본적인 양도차익에 해당하게 되는 것이다.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위의 B, C는 내용이 같다. 따라서 양도차익은 결국 (A-A')*B/C에 해당하게 된다. A는 현재의 시가이고 A'는 취득 시 지급한 금액정도로 생각하면 된다(물론 케이스는 다양하니 들어가서 확인해보기는 해야한다). 위의 내 친구 사례를 다시 한 번 대입해보면 (A: 5억원 - A': 1억원)*(B: 4억원)/(C: 5억원)으로 하면 된다. 

이걸 알아도 결국은 세금계산을 위해 세무사에게 가야겠지만 알면 괜시리 기분 좋으니 알아두자. 끗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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